[DBR]‘착한커피’ 1.7배 값에 사 마실 의향 있다
  글쓴이 : 희망무역     날짜 : 09-03-18 14:04     조회 : 1372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윤리적 제품에 대한 보상-비윤리적 제품에 대한 처벌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을 추구하는 ‘도덕적 소비’가 하나의 글로벌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유기농으로 재배한 커피나 저()개발국 아동의 노동을 착취하지 않고 만든 티셔츠 등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기업들도 사회공헌 활동이나 공정무역(fair trade)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추세다.


이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LG경제연구원이 국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8.7%는 ‘품질이 같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더 비싼 값에 살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실제 소비자들은 얼마나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윤리적’ 상품을 사려고 할까?

반면 ‘비윤리적인’ 제품에 대해서는 얼마나 가격을 깎으며 처벌하려 할까?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리처드 이베이 경영대학원의 준 코트 교수 연구팀이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 2009년 겨울호에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비자가 비윤리적 기업을 처벌하는 가격이 윤리적 기업을 보상하는 가격보다 훨씬 높다”며 “다만 기업이 윤리적 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100% 윤리적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29호(3월 15일자)에 논문 전문을 번역해 소개한다.》

윤리적 기대수준 큰 고객일수록

도덕성에 더 높은 가치 부여

모든 제품이 윤리적일 필요는 없어

‘착한 간판상품’ 만드는 게 중요


○ ‘비윤리적’ 상품에 대한 소비자 처벌 강도 높아

연구팀은 먼저 윤리적 상품에 대한 ‘보상 가격’과 비윤리적 상품에 대한 ‘처벌 가격’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커피 소비자들을 무작위로 세 그룹으로 나눠 커피 생산에 대한 정보를 각각 다르게 제공했다.

1그룹에는 ‘이 커피는 환경친화적으로 재배됐으며, 재배농가의 권리를 보호하는 공정무역 상품이다’는 문장이 주어졌고, 2그룹에는 ‘이 커피는 환경을 훼손하는 농장 경영과 아동 노동 착취 등으로 비난받고 있다’는 정보가 제공됐다. 3그룹에는 생산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런 뒤 소비자들에게 커피 1파운드에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을 5∼15달러 가운데 매기도록 했다.

실험 결과 1그룹은 9.81달러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2그룹은 5.89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3그룹은 8.31달러를 내겠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은 공정무역에 대한 보상으로 3그룹에 비해 커피 파운드당 1.50달러를 추가로 지불한 반면 불공정 거래에 대한 처벌로 파운드당 2.42달러를 깎았다”며 “제품의 비윤리적 정보는 윤리적 정보에 비해 소비자 지불 의사에 1.7배 높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 ‘착한’ 소비자일수록 보상, 처벌 정도 커

특히 기업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을 때 보상과 처벌의 정도가 더 컸다.

연구팀은 커피 소비자를 윤리적 기대수준이 높은 고객군과 낮은 고객군으로 분류한 뒤 동일한 실험을 실시했다. 기대 수준이 높은 소비자는 파운드당 11.59달러를 지불하며 기업의 윤리적 행동을 보상한 반면 기대가 낮은 소비자는 9.90달러를 지불했다.

또 기대가 높은 소비자는 파운드당 6.92달러를 지불하며 기업의 비윤리적 행동을 처벌한 반면 기대가 낮은 소비자는 8.44달러를 지불했다.

연구팀은 “기업은 사회적 책임(CSR)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 “윤리적 제품을 적극 홍보하는 것은 물론 시장을 세분해 기업 윤리에 대한 기대가 높은 소비자를 찾아 높은 프리미엄 가격을 제시하라”고 조언했다.

○ 100% 윤리적일 필요는 없어

그렇다면 기업이 윤리적 활동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로 윤리적이어야 할까.

연구팀은 면 티셔츠 구매자를 무작위로 다섯 그룹으로 나눠 네 그룹에 △100% 유기농 면 △50% 유기농 면 △25% 유기농 면 △살충제를 사용한 면 등 제품의 윤리성 정도를 달리한 정보를 제공했다. 마지막 그룹은 생산 활동에 대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유기농 면으로 생산된 티셔츠는 25%든 100%든 유기농 수준과 상관없이 소비자 지불 가격이 20.44∼21.21달러로 비슷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살충제를 사용한 면 티셔츠에 17.33달러를, 정보가 제공되지 않은 면 티셔츠에 20.04달러를 지불했다.
연구팀은 “윤리적 제품의 윤리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추가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일단 윤리적 지위를 얻으면 윤리성이 제고돼도 기업의 위치만 확인될 뿐 소비자 지불 가격이 추가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따라서 모든 제품이 윤리적일 필요는 없다”며 “가장 주목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해 윤리성을 부각시켜 ‘간판 제품’으로 만들라”고 충고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